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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원해지는 박요셉 오요우 작가 여름 전시, <Blue Owls> (효창공원역 플롯, 7/12-29/2024) 눈이 시원해지는 박요셉 오요우 작가의 여름 전시  박요셉 작가를 알게 된 것은 미술 선생님을 통해서다. 그림 보는 눈이 없었을 때라, 선생님의 이런저런 설명을 받아 적으면서 좋은 그림이구나, 하고 머릿속에 박아두었다. 모를 땐 외우는 게 최고다. 공부도 할 겸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해놓고 올라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이름난 세계적인 매거진, 유명 기업들과 일을 할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창작자로서 여러 회사와 협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여러 루트를 통해 그림을 알릴 수 있다는 것 등이 부럽기도 했다. 박요셉 작가의 그림은 얼핏 보면 밋밋한데, 하늘색, 파란색, 초록색처럼 눈이 편안한 색에 형광 주황색이나 노란색이 들어가 신선한 느낌도 있.. 2024. 7. 21.
쾌활하고 따뜻한 남인도의 불교 미술, 신비로운 스투파의 숲 지인의 추천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불교 미술 전시에 다녀왔다. 전시 이름은 . "스투파의 숲이 뭐야?" 하는 생각과 함께 흥미가 생기는 제목이었다. 간단한데 재치 있고, 아름다운 제목이다. 전시 이름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딱딱한 불교 미술이라기보단 자연과 교감하며 쾌활한 느낌이 살아있는, 그러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불상들이 많았다. 조각 전시라서 오래 볼까 싶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다. 한 번 보고, 또 보면서 그 어떤 미술 전시에 갔을 때보다도 사진을 많이 찍었다. (나중에는 배터리가 없어서 전시를 나오게 되었다.) 사람이 없을 때 가고 싶다면 오전에 가거나, 도슨트가 진행되는 시간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피해 가는 것이 좋겠다. '스투파'는 무엇인가? 스투파는.. 2024. 3. 22.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 지역 문화 특색이 도드라지는 작품들 싱가포르에서 레이오버를 하게 되었다. 일부러 하루 정도 시간이 비도록 비행 시간을 선택해서,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를 다녀왔다. 워낙에 깨끗하고, 건축물들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내셔널 갤러리에 간다고 하니 싱가포르에서 유학하고 있는 지인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었다. 쾌적했던 갤러리 내부 환경 내셔널 갤러리는 천장도 높고 매우 크다. 가끔 생각보다 습한 곳도 있는데 (이우환 별관이 그랬다), 여기는 아주 쾌적한 환경이었다. 계속 있다 보면 추우니, 긴팔 옷을 가져가면 좋다. 지하 1층에 가면 락커에 짐을 보관할 수 있고 (싱가포르 $1였던 것 같다), 깨끗한 화장실 앞에 음수대가 있다. 전층에 걸쳐 갤러리가 나누어져 있는데, 갤러리 바깥쪽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 2024. 2. 23.
예술을 넘어 세계를 하나로,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얼마 전에 청소하면서 틀어두었던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사람은 이성적이지 않다고. 감정을 따라 행동한다고. 시간이 있었던 오늘, 분명히 해야 하는 작업이 있었음에도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백남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다녀왔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이 계속 백남준의 영화가 개봉했음을 알려주는 광고를 띄운 것도 충동적인 행동에 기여했다. 아, 자본주의 사회여. 밤에는 나가지 않기 때문에 바깥이 추운지 어쩐 지를 모르겠다던 지인의 말에 동의할 수 없는 저녁이었다. 예술을 아우르는 백남준의 작품 세계 영화를 보기 전까지, 백남준 예술의 시작점이 음악인지 몰랐다. 작곡을 배우러 독일로 떠나면서 예술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서양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클래식을 상징하는 피아노를 .. 2023. 12. 22.
입체적인 현대 산수화를 경험하다: 리움미술관 전시, 강서경의 <버들, 북, 꾀꼬리> 지인의 추천을 받고 강서경의 전시에 다녀왔다. 지인은 명품관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어떤 전시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직접 가서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는 찾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더 신선한 느낌을 가지고 관람할 수 있었다. 보테가 베네타와 파트너를 맺은 전시 왜 명품관을 거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이유는 처음부터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탈리안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와 파트너를 맺은 전시다. 역삼각형을 로고로 쓰는 보테가 베네타의 심플함이 작품에서도 느껴졌다. 파트너를 맺었다고 해서 명품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그 브랜드의 제품들의 형태를 가지고 작품화한다거나, 티 나게 브랜드 로고나 이름을 작품 어딘가에 넣거나 하지 않고 라는 하나의 주제로 일관된 전시를 한 .. 2023. 12. 19.
포레스트 요가 창시자 아나 포레스트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자유로운 영혼, 키키 스미스의 <자유 낙하> 봄에 다녀온 전시를 무려 겨울에 올린다. 그나마도 내년 봄까지 미루지 않고 지금 올리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본 포스팅은, 봄에 다녀온 전시 직후 소셜미디어에 썼던 글을 베이스로 수정, 추가한 글임을 미리 밝힌다. 미술 전시에서 드러나는 키키 스미스의 열린 세계관 그림을 배우고 있다. 선생님이 내가 했던 낙서를 보시고, 키키 스미스가 생각난다고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전시가 종료되던 마지막 주말, 키키 스미스의 전시에 다녀왔다. 1층에서 처음 만난 작품들은 사진에 색을 입히거나 선을 그은 것들이 많았다. 이동하면서 점점 금속이나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작품들이 나오면서 스미스의 세계관이 드러났다. 먼저, 자연에 대한 애정. 자연을 .. 2023. 12. 15.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기만 하면 다 예술인 걸까? 키얀 윌리엄스의 개념 미술 전시: 별빛과 진흙 사이, 페레스 프로젝트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답기만 하면 다 예술인 걸까 예술은 문학, 음악, 미술 등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통상적인 분류를 떠나,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예술로 인정받는 것은 결과물뿐만 아니라, 결과물에 다다르는 작업 과정이 명확히 드러날 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결과물에 도달하는 작업 과정을 거치는 창작자 본인이 마주하고 극복했던 삶의 굴곡이 드러나고 (창작자가 살아있을 때이든 사후이든), 그 삶의 모양과 결까지도 대중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예술로 인정받는다. 빈센트 반 고흐가 거장인 것은 단지 그가 매우 파랗고 매우 노란 유화 물감을 캔버스 위에 두껍게 두껍게 올려 환상적인 별밤을 표현해 냈기 때문이 아닌 것처럼. 고흐의 작품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러나.. 2023. 12. 8.
파올로 살바도르, 페루 출신 작가의 <천에 새겨진 미스터리>: 스튜디오 렌카와는 다른 토속적인 작품 세계 파올로 살바도르, 90년생 작가의 서울 첫 개인전 페레스프로젝트에서 9월 7일부터 11월 19일까지 열렸던 파올로 살바도르와 키얀 윌리엄스의 개인전에 다녀왔다. 전시에 갔던 날은 19일 이후였는데, 물어보니 한 주 더 연장되었다고 했다. 평일 오전에 가니 사람이 없어서, 작품 감상하기에 좋았다. 살바도르는 1층, 윌리엄스는 2층에서 전시되고 있었다. 본 포스팅에서는 살바도르 전시를 다룬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키얀 윌리엄스를 다룰 예정이다. 전시 공간은 1층이 훨씬 넓다. 2층은 두 개의 벽으로 분리되어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2층에서 열린 윌리엄스의 전시의 경우, 흙이 깔린 바닥을 밟아도 좋다는 안내를 미리 받았다. 어떤 전시이길래 그러는지 바로 올라가서 확인해보고 싶어지는 호기심을 누르며 파.. 202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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