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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 지역 문화 특색이 도드라지는 작품들

by 티카르트 2024.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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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레이오버를 하게 되었다. 

일부러 하루 정도 시간이 비도록 비행 시간을 선택해서,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를 다녀왔다.

 

워낙에 깨끗하고, 건축물들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내셔널 갤러리에 간다고 하니 싱가포르에서 유학하고 있는 지인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었다.

 

쾌적했던 갤러리 내부 환경

 

내셔널 갤러리는 천장도 높고 매우 크다. 

 

크고 높은 천장에 잘 어울렸던 설치 미술 작품.

 

가끔 생각보다 습한 곳도 있는데 (이우환 별관이 그랬다), 여기는 아주 쾌적한 환경이었다. 

계속 있다 보면 추우니, 긴팔 옷을 가져가면 좋다. 

지하 1층에 가면 락커에 짐을 보관할 수 있고 (싱가포르 $1였던 것 같다), 

깨끗한 화장실 앞에 음수대가 있다. 

 

전층에 걸쳐 갤러리가 나누어져 있는데, 갤러리 바깥쪽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있다. 

콘센트가 맞았으면 핸드폰 충전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한국 것밖에 없어 충전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지역적 특색이 돋보이는 작품들

 

동아시아 지역에선 보기 어려운 독특한 색채와 스타일이 돋보였던 작품들을 많이 보았다.

뭐라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래서 더 이국적이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Flirting with Jamu Lady - Sudjana Kerton, 1989. Oil on canvas

 

 

가장 처음 만난 작품이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워서 첫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꽤 오랫동안 보았다. 인도네시아 작가의 그림.

여성의 얼굴이 평면적이면서도 캐리커쳐처럼 코믹하게 그려진 점과, 뒤 배경의 대충 그린 듯한 느낌이 좋았다. 

질리지 않고 오래 볼 수 있는 색감이라고 느꼈다. 일러스트 같이 산뜻한 느낌인데, 캔버스에 유화.

 

Portrait of the Artist as a Model - Redza Plyadasa, 1977.

 

이 작품은 90년대 작품일까 했는데 알고 보니 1977년도 작품. 지금은 올드해보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새롭게 보였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더 좋게 만든다면, 글씨의 가독성을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여백을 만들어 글씨를 빈 공간에 쓰면 어떨까 싶다.

 

이것도 위 작품 그린 작가의 작품. 78년작인가보다.

 

 

Ken Dedes - Jim Supangkat, 1975, remade in 1996

 

재미있게 본 또 다른 작품. 어딘지 모르게 발리스럽다 했더니,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이었다. 자바니즈 여신과 여자의 그림을 믹스매치한 작품이었다. 당시 상당한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싱가포르 작가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중국 작가의 작품들도 꽤 있었다.

 

무기, 폭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 작품을 보고 총, 폭력 등에 대한 의견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런 작품은 식상하게 느껴지더라도, 많은 것도 좋은 것 같다.

 

 

Punakawan - S. Sudjojono. 1981, Oil on canvas.

 

이 작품 역시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 뭘 그렸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알 것 같은 느낌. 명확하지 않고 모호해서 좋았다.

맨 위에 봤던 유화 작품과 비슷한 색감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많이 쓰는 색감인 걸까?

 

Last Supper - Tisna Sanjaya. 1993, Etching on paper.

 

최후의 만찬을 새롭게 그린 작품. 역시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이다. 티스나 산자야는 작품을 통해 수하르토 대통령의 독재 정권 등현대 인도네시아 사회의 문제들을 많이 다뤘다고 한다. 

 

Buddhist - Truong Tan. 1993, Lacquer on board.

 

베트남 작가의 작품. 작품에 포인트로 쓴 색깔과 액자의 색깔이 서로 맞으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Ruang Dapur (Kitchen Space) - Zulkifli Mohd Dahlan. 1970s, Acrylic on wood.

 

말레이시아 작가의 작품. 맨 첫 작품과 함께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 중 하나였다. 사람들 표정과 몸의 라인이 엄청 살아있다. 

 

 

사람은 코믹하게 그렸는데, 주방의 식기들은 평범하게 그려진 것도 재미있다. 창문 바깥에 있는 두 사람도 재미있고.

 

 

왼쪽 여자 셋이 있는 부분에, 테이블 위 꽃병이 여자 몸과 닮게 그려진 것도 웃기다. 

작가가 굉장히 신나서 그렸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위 작품들을 보다가, 아래와 같은 작품을 보면 오히려 굉장히 평범하다는 느낌이 든다. 

2015년에 다시 리메이드된 작품인데도!

 

Painting for the Blind #3 - Po Po. 1986, remade in 2015. Oil on canvas, enamel and nails

 

죽음을 표현한 작품도 있었는데,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그렇지만 앞서 본 작품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평범해보였다.

 

그림과 링겔이 한 작품.

 

잘 그린 작품이 맞는데, 어딘가 오래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물감을 한 톤으로 얹어서 천천히 작업하며 색을 올린 게 아니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당히 시선을 강탈 당했던 작품.

Djoko Pekik이라는 인도네시아 작가의 작품. 1989년작, 유화.

 

왜인지 아래 엎드린 사람을 보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절의 소지섭을 떠올리고 말았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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