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서적

100년이 지나도 신선하고 트렌디한 빈센트 반 고흐의 정물화

티카르트 2024. 10. 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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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간 혁신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누구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안다.

일렁이는 듯한 하늘과 달빛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별이 빛나는 밤>, 해바라기 시리즈, 옅거나 짙은 푸른 톤의 자화상.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떠오르는 대표작들은,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그 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 혁신적이다. 미래적이고 독특한 화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살아있는 동안 사람들과 교류는 하면서도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마다 많이 외로웠을 것을 생각하면, 그가 겪었던 정신질환이나 자살을 선택했어야만 했을 그의 이유를 아주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100년이 지나도 신선하고 트렌디한 빈센트 반 고흐의 정물화 

 

반 고흐의 정물만을 모은 화집을 운 좋게 만나, 정물화에서도 드러나는 그의 고유한 감성을 엿볼 수 있었다. 100년이 지나도 신선하고 트렌디할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고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집을 보면서 먼저 눈길이 간 부분은, 고흐가 그림에서 주로 쓴 색의 범위였다. 

 

 

 

고전주의와 인상주의 사이에 걸친 '올드해 보이는' 정물화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고흐 특유의 힘찬 터치가 느껴진다. 

아래 그림을 보면, 그냥 석고상 같지만 진짜 사람처럼 뼈를 감싼 피부의 결이 느껴진다. 허리 위쪽으로는 겹쳐진 옆구리살도 보이니 재미있게다. 석고상을 그냥 보이는 대로 그렸다면, 이런 식으로 그리진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시각과 색채를 가지고 있다. 당연하게도 화가마다 투명한 유리병을 그리는 방식이 다 다른데, 고흐가 그린 유리병은 투명하면서도 그래픽적이다. 부분 부분 뜯어보면 추상적이기도 하다. 보이는 곧이곧대로 그리지 않았지만, 집요하게 관찰해 그린 티가 여실히 난다. 유리병 뒤 벽지의 표현 방식도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테이블과 노란 과일은 결코 평범하지는 않지만 벽지나 유리병에 비해서는 평범하고 단순하게 그려진 편으로 보인다. 그렇게 위아래를 나누어 그렸기 때문에 유리병이나 벽지가 더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는 고흐가 정말 집중력이 대단하고, 끈질기며 집요한데 세심하기까지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점에 정신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그림이다. 벽지와 꽃에 비슷한 느낌의 색을 쓰면서도 붓 터치를 짧고 길게 쓰면서, 또 액자 부분은 면적을 넓게 색칠을 해서 구분해서 모두가 조화를 이루도록 그렸다. 빈티지한 색이 쓰였는데, 촌스럽지 않고 트렌디한 요즘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래 그림은 포도의 표현이 재미있었다. 포도알 표면에 비친 빛을 표현하기 위해 그려넣은 흰 줄 때문에 번데기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림의 전체 맥락을 보았을 때 포도임이 너무 확실하지만 말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의 하늘처럼, 흐르는 듯한 바닥이 재미있다. 

 

 

 

고흐는 노란색과 푸른색을 정말 잘 쓰는 작가이다. 아래 그림에서도 노란색과 푸른색을 주로 쓰면서, 왼쪽 하단의 꽃에만 붉은색을 소량 썼다. 구도나 붓 터치 모두 굉장히 그래픽 디자인적인 느낌이다. 

 

 

 

아래 그림은 이 화집의 표지에도 실린 정물화이다. 약간은 삐뚜스름한 선, 밝은 색감이 서로 잘 어울린다. 

어렸을 때 잠깐 다녔던 화실에서 이런 정물화를 그리도록 가르쳐주었으면 더 빨리 그림 그리기를 사랑하게 되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흐는 아래 그림에서도 대비되는 색을 적극 활용했다. 초록색과 주황색, 노란색과 녹색, 푸른색과 주황색 또는 노란색. 이에 섞어 쓴 흰색 외에 더 쓰인 색은 없는 것 같다.  

 

 

 

신발을 그린 방식도 너무나 흥미롭다. 

 

 

 

아래의 <성경을 그린 정물>도 참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유는 페이지의 글씨가 있었을 부분의 표현 방식이 너무나 간결하고도 리얼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기록은 사진이 하면 되는 것이고, 사람이 그림을 통해 할 일은 자기 자신에게 보이는 세상을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인상 깊게 느껴졌다. 

 

 

 

아래 그림은 고흐가 그린 프랑스 소설책이다. <성경을 그린 정물>보다 2년 뒤에 그려진 그림이라 그런지, 많은 것이 더욱 더 생략되었다. 아무 글씨 없이 책 더미를 그린 것이, 굉장히 일러스트레이션적이다. 그림에 쓰인 색들이 참 현대적이다.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고흐의 그림을 본 많은 화가들이 그의 영향을 받아, 또는 그를 참고해서 오늘날까지 그림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일 것이다.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고, 누구에게 비난을 받더라도 자신에게 보이는 세상을 그만의 표현 방식과 색채로 생의 마지막까지 많은 작품을 남겨 오늘날 우리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 고흐. 존경하는 그를 본받아, 나는 어떤 작품 세계를 펼쳐서 세상에 선물할지를 생각해본다.

 

<끝>

 

 

반 고흐의 정물화 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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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 Gogh | Westheider, Ortrud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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